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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돌아 온 불후의 명작"

댄스협객열전 2001. 11/21-25 별오름극장
유랑퍼포먼스 가무단 Dance Play

 

 


김민정님은(이하 김민정) 사람들을 즐겁게 해주는 힘이 있다. 그리고 자그마한 체구에 꽤 부지런히 일을 만들고 다닌다.
그런 그녀를 난 무척 좋아 한다.
그러나 그녀의 작업을 바라보면서 꼭 필요한 말을 해주고 싶을 때 묘하게 그녀와의 대화나 만남의 시간이 멀어지기 시작했다.
이제 처음으로 내가 하고 싶었던 얘기를 공연감상이라는 포맷으로 하게 된다.
식견이 없는 관계로 솔직 담백하게 씀을 이해해주기 바란다.

 

작년에 봤던 "불후의 명작"은 꽤 유쾌한 웃음과 즐거움을 주었다.
김민정은 애교있게 기존의 틀이나 형식을 비틀고, 꼬집고, 주무르며 유쾌함을 던져 주었다.
이번 작품도 작년 작품을 기반으로 상당히 심혈을 기울인 듯 했다.
과거로의 시간여행이라는 설정이나, 인물들을 박제로 표현하거나, 다양한 인물들의 등장을 통해 보여 준 삶의 표상들, 그리고 순서 없이 뒤섞어 놓은 과거 시간의 카오스등 그녀가 이 작품에 쏟은 열정을 짐작케 했다.
또한, 그녀가 바라보는 삶이나 시간(역사)에 대한 나름대로의 가치관을 엿볼 수 있었다.

그러나 그런 그녀의 의도와는 달리 작품은 반대로 질주하고 있었다.
웃어도 무겁디 무거운 웃음만 흘러 나왔고, 배우들이 함께 어울리려는 시도는 부담스럽기까지 했다.
더구나 내가 공연을 본 날은 30-40대로 보이는 관객이 적지 않게 앉아 있었다.
이건 뭔가 포맷이 잘못 되었다라는 느낌이 들었다.
공연 후반부로 가면서 공기는 더 어색해지며 무거워졌고 배우들은 안간힘을 쏟는 분위기였다.
결국 극장문을 나서는 발걸음이 가볍지 않았고 황망히 그 자리를 뜰 수 밖에 없었다.
빨리 개운한 공기를 마시고 싶었다.

 

왜 이런 일이 생겼을까?
그 이유를 나름대로 세가지로 압축해 본다.

첫째는, 아직도 치유되지 않고 있는 역사적 사실과 처절한 생존의 시간들을 너무 쉽게 접근시켰다는 것이다. 아픈 상처도 적절한 시간이 흘러야 치유가 되고 그 흔적들이 보이지 않게 된다.
그런면에서 아직 너무도 생생한 생채기가 남아 있는 사실조차도 성급하게 대두시켜 관객에게 이해시키고 작가의 생각을 들어 달라고 욕심을 부린 것이다.


왜 인생 70을 고희라고 하겠는가?
애환도 증오도 남지 않은 모든 것이 물과 같이 형통하기 때문인 것이다. 그리고 지식을 통해서도 그 어떤 욕심을 통해서가 아닌 살아 온 인생 경험으로 이에 이르지 않는가?


우린 쉽게 지식의 한계에 빠져 오류를 범한다.


김민정씨는 좀 더 삶의 통찰력과 관조적 시각에서 객관적 입장으로 조심스럽게 사실들을 다뤄어야 했다. 이것이 바로 포맷이 잘못된 가장 큰 원인이었다.

 

두 번째로, 명백하고 가슴 아픈 사실들을 다루는 형식의 선택의 문제를 들 수 있겠다. 내 형제가 피를 흘리고, 잡혀 가는 생생한 필름 앞에(영상)서 코메디 같은 웃음이 그 생존의 무게를 감당할 수 있겠는가?
그것이 100년, 200년전이라면 모를까?
가깝게는 10년에서 길게도 100년이 체 안되는 우리의 삶의 처절한 시간들이 쉽게 가무단쇼라는 형식으로 웃음으로 희화되지 못한 것이다


가무단쇼의 형식과 영상이 갖는 형식 사이에는 서로 극과 극의 차이가 있다.
하나는 의식적 유쾌함을 생산하는 반면 하나는 있는 그대로의 생생한 시간의 흔적을 보여 주기 때문이다.
그 어떤 극도 이 두가지 형식을 모두 취해 주제를 통일성 있게 끌고 가기는 쉽지 않다.

 

김민정씨의 공연은 무척 즐겁다.
그러나 한편으로 일회성이 강하다는 것을 주지해야 한다.
그것은 표현 형식이 직접적이고 감각적이기 때문이다. 직접적인 표현은 그 소통의 속도가 빠르다.
그래서 반응도 즉각적인 장점이 있어 의도한 대로 관객을 이끌 수 있는 장점이 있다. 하지만 장점이 곧, 단점이 되는 법이다.

공연이 한껏 즐거웠어도 극장문을 나선 후 기억에 별반 남는 것이 없다면 한번 쯤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

김민정의 실험성은 높이 사되 충분한 생각과 검토가 필요한 부분이었다.

 

세 번째는 연기자들의 오버액션과 준비되지 않은 연기에 문제가 있다. 물론 전체를 다 의미하는 것은 아니고 안정된 몇몇 배우들은 제 역할에 충실했다. 그러나 무엇보다도 공연은 앙상블이 가장 중요한 요소임을 익히 아는 연출자로서 이 점을 간과했다는 것은 쉽게 납득이 가지 않는다.
코메디도 세분하면 분명한 구분이 있고 오버액션(과장)을 통한 웃음에는 분명한 한계가 있다.
오버액션을 통한 연기가 영상 앞에서 그 빛을 잃는 것을 설명하지 않아도 배우들 스스로 인지
했을 것이다.


또한 준비되지 않은 배우들은 극 전체의 리듬을 깨고, 극의 일관성을 흩어 뜨렸다.

이런 이유들이 극의 통일성을 깨 작가가 무엇을 보여 주고, 무엇을 말하고자 했는지를 모호하게 만드는 것이다.
한가지 질문을 던지자면 극 속의 정신대니, 광주사태니, 가난한 피난민이니, 노동자니등등 역사적 사실에 대해 얼마만큼 느끼고, 분석하고, 토론하여 객관성을 유지하려 했는지를 묻고 싶다.

과거가 없다면 현재도 없다.
이런저런 것들을 차치하고라도 배우는 자기가 무엇을 다루고, 무엇을 보여 주려는지를 정확히 알고 접근해야 하는 것이다.

 

위와 같이 큰 세부분의 문제점들이 김민정씨의 의도와는 다른 결과를 낳은 것이다.

김민정씨에게 부탁하고 싶다. 이제 한걸음 멈춰 설 때라고...
지금껏 바쁘게 열심히 노력했다면 이제 한번 쯤 자신의 흔적에 대한 성찰을 시도 할 때라고..


더 익은 작품의 탄생을 위해 새로운 잉태의 시간이 필요한 때이며 이 시간을 통해 지식으로 낳은 혹은 방향성을 잃은 가치관들을 바로 세우는 시간으로 삼았으면 한다.
그래서 표현에 있어서 더 큰 다양성을 발견함과 동시에 표현소재의 확장(자연, 시간, 빛, 우주로의) 그리고 표현을 명쾌하게 관철시킬 수 있는 삶의 통찰력과 관조력을 가졌으면 한다.

 

써 놓고 보니 너무 날카로운 얘기 같다. 그러나 앞에서 밝혔듯이 솔직한 느낌으로 쓴 글이기에 오해없이 도움이 되었으면 한다


아울러 김민정씨가 언젠가 내 작품을 보고 같은 도움을 주었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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