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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Oct

연극,무용 " Psychos " 2002. 2/13 - 3/17 열린극장

작성자: admin 조회 수: 527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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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sychos" 예술집단 마토 창단공연


원작 : 김태연 연출/윤색 : 유연수


2002. 2/13 - 3/17 열린극장

 


 

모든 사회 상황이 급변하고 있다.
자고 나면 어제의 것들은 오늘의 새로운 것들에게 자리를 내준다. 연극계도 없어지는 극단 못지 않게 새로운 극단들이 끊임없이 탄생하고 있다. 이런 변화 속에서 늘 한결같은 마음은 새로운 디딤을 연 극단들이 어려운 문화현실을 딛고 오래도록 우리 곁에 있어 주길 기원함이다.

마토는 스스로 극단이란 표현보다 집단이라 성토하고 있다. 그만큼 작금의 현실이 극단이라는 이름하의 책임이 무겁고 어려웠으리라 짐작하며 버거운 현실의 자연스런 발로라 여긴다.

작금의 실태를 잠깐 보자면
지금처럼 인간을 이어주고 인도해 줄 철학과 사상이 부재한 시대에 인간을 가장 매료시키고 있는 것은 자본논리에 의한 물질주의이다. 이렇게 물질적 성공에 전적으로 매달려 있는 사회에서는 예술이라는 작업은 그 가치와 기능이 저하될 수 밖에 없고 하나의 산업으로 비쳐 질 수 밖에 없다.
그러나 예술은 의학이나 공학처럼 어떤 분명한 이익을 만들어내지 못하기 때문에 자칫하면 예술의 산업화는 그 기능을 상품적 가치로만 전락시킬 우려가 많다고 하겠다.
자신이 살고 있는 세계를 알고, 자기 자신을 이해하기 위한 인간의 중요한 수단이 이렇게 자본논리에 의해 그 가치를 소외 받고 있는 것이다.

참 서글픈 현실이다.그러나 인간을 이끌어 줄 철학과 사상이 부재한 곳에 문화가 그 중심으로 자리하고, 또 분명히 자리해야한다는 믿음으로 한 편의 연극을 보고 간단한 평을 올린다.

 

예술과 수익성이란 오리무중 방정식을 떠올리면 극장 앞에 줄지어 서 있는 관객들을 보니 마음 한구석이 그나마 흡족해왔다.

극장을 들어 서니 길고 육중한 철창이 관객과 무대를 나누고 있었다. 그리고 메인 출입구 철창과 몇 개의 2층 침대, 오른쪽 구석에 마련된 당직사관 책상등 간략하면서도 위압감, 삭막함, 폐쇠성을, 세트는 드러내놓고 있었다.
무대가 군 정신병원임을 암시하고 있었다.

 

작품소개를 잠깐 하자면 이 작품은 1980년대 중반 발표된 김태연의 소설 " 폐쇄병동 " 이 모티브이자 재료였고 배우들과의 여러 차례 수정작업을 거쳐 싸이코스로 탄생했다고 연출자는 얘기하고 있다.
서울의 한 정신병원에 수용되어 통제받는 다양한 환자들과 폭력을 일삼는 조병장 일행의 횡포의 나날 속에 어느날 병동에 변화가 생긴다.
신삥의(가방끈)입소와 더불어 생활에 활력이 생긴 듯 싶더니 조병장의 하수인인 쌕쌕이에게 모욕을 당한 가방끈은 살인을 저지르게 된다. 이 사건에 당황한 조병장과 박일병은 사건을 자살로 조작하게 되나 결국 탄로나고 조병장의 죽음으로 극은 막을 내리게 된다.

이 작품에서의 특징은 단순히 군대의 향수나, 여성들에게 군대만이 가지는 독특하고 새로운 즐거움만을 주고 있지는 않다는 것이다.
이러한 점은 각 등장인물들의 캐릭터에서 찾아볼 수 있는데, 먼저 압력집단으로 볼 수 있는 조병장,박일병의 가학성은 그 심리적 배경이나 논리적 상황이 구체적으로 드러나 있지 않다.
단지 권력에 의한 통제자로 비춰지고 있다.
반면, 대통령, 성경책, 닥터등의 캐릭터는 심리적 배경이 사회에 귀속되어 상호관계를 갖고 있다는 것이다. 대통령은 권력에 대한 집착을, 성경책은 눈 먼 수녀를 향한 강한 사랑을, 닥터는 불편했던 가정사등등...
각 인물들의 이러한 연관성은 이 작품이 결국 현대 사회의 한 단면을 (역사속에 드리운 권력과 가진자의 횡포등)다루고 있음을 말 할 수 있겠다. 이 점은 극 후반부로 갈수록 드러나고 있다.
정작 미친자가 누구인지를 가늠하기 어려운 상황은 기묘하게 혼돈으로 가득 찬 작금의 상황과 잘 비유되고 있는 것이다.

 

이런 작품 경향을 연출은 날카로운 지성으로 찾아 내어 적극적으로 투영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이러한 시각으로 무대의 시각화와 연기부분을 살펴본다.

우선 세트에서는 심플한 철창(수직, 수평구도), 2 층 침대, 주 출입구 & 문등을 통해 위압감, 삭막함, 폐쇄성을 적절하게 드러 내고 있다. 무대 바닥에서부터 천장 가까이, 높이를 적절하게 이용한 전면 철창은 관객과 무대사이를 완전하게 가르면서 때때로 시각적 효과를 통해 주체와 객체의 입장을 전이 시켜 볼 수 있는 다양성을 주며 통념적인 세트의 이미지를 확장시켜 주고 있다.


실제 극중 미친자가 정상인 듯 하고 정상인이 미친 자 같은 갈등 장면에서 철창은 하나의 환영으로 다가 온다.

철창은 공간을 크게 이분하여 관객을 반대적 입장 즉 철창 밖이 아닌 철창에 갖힌 관객 자신들의 모습을 발견하게 되는 환영을 경험하게 되는 것이다.
이때는 마치 철창은 단순한 철창이 아닌 전이문의 형태가 되는 것이다.
이런 환영은 1980년대 쓰여진 작품이 2002년인 지금의 사회적 상황과 기묘한 연관관계를 형성해내고 있기 때문이기도 하다.

작가의 통찰력에 기인한 것인지? 우연에 의한 것인지?
아무튼 결론적으로 무대는 적절한 분위기, 유효적절한 공간구성,그 리고 오브제와 상징을 무대기능적 요소로서 잘 드러낸 무대였다.

또한, 단순화한 조명은 불필요한 강조를 줄여 주고 자위적이지 않는 극의 전개를 돕고 있었다.
이러한 무대위에서 펼쳐진 연기는 극적 재미와 의미를 잘 조화시키고 있었다.
외부에서 느끼기 어려운 군대조직의 내부적 허울과 이중성을 각 캐릭터를 통해 잘 드러내 놓고 있다.
거들먹 거리는 말년의 조병장의 비인간적인 태도와 상대적 적대감(전역자들이라면 누구나 각각의 인물을 한명쯤은 떠올릴 수 있으리라)은 계급이나 밥그릇 수에 기반을 둔 명령계통의 단순성과 허울을 잘 꼬집고 있다.
그래서 조병장이 휘두르는 권력은 역사 속에 점철된 근대사의 한 단면을 강하게 환기시키고 있는 것이다.

다만 열정이 앞서서 일까?
가끔 말보다 앞서는 감정이 있어 대사 전달에 불편함이 있었고 고압적인 연기가 인물성격의 다양성, 복합성을 잘 드러내지 못한 흠이 있었다.
또, 성경책을 연기한 김황도님은 정확한 집중을 보여주지 못하는 불안함을 주었다.
그 결과로는 인물의 성격에서 들락날락 하는 결과를 초래해 배역을 진실성을 떨어뜨리고 있었고, 닥터(신덕호)는 불필요한 침묵과 포즈를 통해 너무 많은 느낌을 만들어 내고 있었다.
포즈의 적절한 사용은 극의 리듬에 영향을 주기 때문에 종종 강조의 수단으로 사용되곤 한다.
그러나 포즈는 정확한 시간과 압력에 대한 철저한 계산이 들어 있을 때 비로소 연출의 의도나 작가의 목적을 적절히 강조 시킬 수 있는 것이다.
다음으로 쌕쌕이(김성태)의 연기는 나름대로의 감초적 역할과 1인2역으로서의 변신(대령분)을 통해 배우만이 가지는 매력을 한껏 발산했다.
또한 대통령(김준배)의 순박한 미소와 태양을 죽이기 위한 어처구니 없는 시도는 관객에게 즐거움과 함께 인간에 대한 씁쓸한 여운을 남기고 있다.

충분한 경험과 이제는 무엇을 발견해야 하는 나잇대라 할까?
공연은 관객을 위한 노력과 애씀으로 어울어진 무대였고, 배우이기에 가져야 하는 당연한 열정을 진지하게 보여 준 무대였기에 극장문을 나서는 관객들의 뒷모습이 썩 만족스런 느낌이었다.

다만, 조금의 아쉬움이 있다면, 연출의도의 모호성, 라스트 씬의 부적절성, 사랑씬의 불명확성을 들 수 있겠다.
좀더 구체적으로 기술해 보자.

첫째, 연출의도의 모호성 - 이 작품이 그저 군대의 향수를 불러 일으키거나 새로운 느낌만을 주는 작품이 아님을, 작품구도, 인물의 상황이 기묘하게 사회적 상황과 깊은 고리를 맺고 있다는 설명으로 밝힌 바 있다.
그렀다면 연출은 작금의 사회적 상황에 대한 비판이나, 각 개개인을 통한 인간의 문제를 다루든가, 아님 모든 것들을 관객에게 맡긴 더 극적구조로 전환시키든가 등등 연출의 갖는 의도를 위한 어떤 선택이 있었어야 했다고 본다.

이러한 모호성이 두 번째 지적한 라스트 씬의 부적절성을 증폭시키고 있다.
라스트 씬은 대통령의 태양을 죽이기 위한 시도와 조병장의 자살씬이 디졸브 되면서 끝을 맺는다.
그 전의 상황으로 보아 조병장의 태도나 그의 다음 행방은 예측할 수 있는 충분한 결과였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총을 들고 구석을 향하는 모습이며, 울려 퍼지는 총성등의 시각화는 이미 관객들의 논리적 접근이 끝난 뒷북 같은 느낌으로 사족이 되어 버린 셈이다.
대통령과 조병장 양쪽에 분산된 공간과 에너지는 오히려 작품의 밀도를 떨어뜨리고 있었다.

물론 이런 결말도 연출의 몫이긴 하다.
하지만 시각화의 작업이 오히려 폭넓은 상상력과 결론에 대한 확장성을 저해하므로써 극적 구성의 미완을 보이고 있기에 아쉬움으로 남는 것이다.
끝으로 조병장과 간호장교의 사랑씬은 마치 녹지 않고 바닥에 남은 잔 속의 설탕처럼 조병장의 태도(가학, 자살)와의 연관성이나, 극적 감미료 같은 요소로나, 그 상호관계성의 불확실성으로 인해 극적효과만을 위한 배치의 인상을 강하게 남기고 있다.

끝이 좋아야 모든 것이 좋다라는 말처럼 지적한 것들로 인해 작품의 밀도를 약화시켰다고 본다.
연출은 극장문을 나서는 관객을 통해 오늘 관객의 만족이 그저 시원스레한 기분만 느끼게 해주지 않았나를 되뇌여 봐야 하지 않을까 생각한다.

 

예술집단 마토의 첫 디딤을 진심으로 축하하며 좋은 행보에 대한 기대를 심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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