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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11회 한.일 DANCE 페스티발을 보고

세째날 한효림 / 홀로서기
나카노 마끼꼬 / Silentium
김수영 / 인어공주와 화이트 크리스마스
미노타우 니케 / 검은나무

 

 

가끔 내 발길은 무용공연 쪽으로 자주 가곤 한다.
연극전공을 한 내가 무용공연을 자주 들여다 보는 이유는 다름 아닌 몸은 하나다에 그 중심을 두고 있기 때문이다.
연극 & 마임요소를 다 갖고 있는 난 무용 역시 움직임에선 따로 떼놓을 수 없는 한 부분이라 여긴다.
움직임 깊은 속엔 호흡이 있고,그 호흡들은 에너지와 함께 근육과 관절과의 조화를 통해 공간에 흩뿌려진다.

이 과정속에 각기 다른 표현요소들이 형태를 부여받게 되어 최종적으로 하나의 구분된 장르니, 스타일이 만들어진다.
그래서 처음부터 장르니 스타일이니 하는 틀에 메이는 것은 좋지 않다고 본다.

 

서론이 조금 길어졌지만 어쨋든 이러한 시각으로 다른 공연들을 바라보고 느끼므로, 무용에 대한 평이 어떤 고견에 의함도, 박식한 식자로서도 아닌 그저 평범한 관객입장으로 솔직하게 적음을 밝힌다.

 

먼저 한효림의 홀로서기를 보자.
극장 폭의 한계성으로 인해 아무래도 조금은 답답함이 무대에 흐른다.
그물같은 장치가 느려져 있다.
그 뒤에서 보여지는 그리움과 슬픔과 소용돌이들이 나름대로 잔잔하게 객석으로 들어 온다.
그러나 그 느낌들이 왜 그리 이쁘게만 다가오는 것일까?

흔히 사랑하면 우리 누구나 따스하고 포근함 내지는, 쓰린 경험이 있는 사람은 속쓰림 같음을 쉽게 떠올린다.
이처럼 한효림의 몸짓엔 익은 몸짓과 아직 관념에서 벗어 나지 못한 느낌이 강했다.
또한, 좁은 극장의 한켠을 차지하는 도구들이 그저 내 몸을 맡기기 위한 혹은, 상징성만을 부여하기 위한 도구로만 쓰여 공간활용이 충분히 되지 못하고 있었다.
오히려 무뚝뚝하게 있는 그물들을 잘 활용했더라면 그대 안의 사슬이, 얼마나 많은 시간이, 그리움과 슬픔과 사랑의 소용돌이로 얽혀 있었는지를 극대화 시킬 수 있었을 것이다.

그럴때 비로써 벗어남이 진정 그 힘을 얻을 수 있었으리라.
공연 후반부의 대각선의 긴 동선도 벗어나는 느낌이 자연스럽다기 보다는 애써 벗어나려는 의도가 느껴지는 부분이었다. 벗어나려는 것을 보여 주려는지, 아님 벗어남을 보여 주려는지 그 모호함이 결국 아직 관념적인 선을 넘지 못한 예쁜 한국무용 한편으로 남았다.

 

두 번째 나카노 마끼코 / Silentium
프로그램에 보면 " 시공을 넘어 단지 고요함만이 지배하는 세계 " 란 표현이 쓰여 있었다.
이 표현답게 적지 않은 연세에도 그녀의 움직임은 호흡이 고요한 진동으로 다가와 자연스레 몸을 떨리게 했다. 근육과 관절만을 이용한 움직임은 이 같은 느낌을 주지 못하기 때문에 자연스레 사람들은 그 고요함에
끌려 들어 갔다.
몸에 칭칭 감은 비닐, 좁은 물통에서의 물구나무서기로부터의 시작등 독특한 그녀의 춤은 춤인 듯 춤이 아닌 듯 이어졌다.

솔직히 부토에 대해 제대로 설명할 줄 모른다.
그녀의 춤을 내가 얼핏 알고 있는 부토로 분류하기엔 왠지 겸연쩍은 느낌이 앞섰다.
그러나 전체적으로 전해 오는 건조하고 고압적인 느낌이 부토의 느낌을 떨쳐 버릴 수 없었다.
호흡에 의한 고요함은 공간에 팽배할지라도 무대상의 감정의 흐름은 이미 고요함을 떠나 억압과 건조함으로 우리를 압박했다.

표현에는 다양성이 생명이다. 그러나 그 다양성을 인정하면서도 못내 아쉬운 것은 궁극적으로 예술을 통해서 무엇을 나누고 줄 것인가?

예술적 가치의 기능을 어디에 둘 것인가?를 재정립했으면 하는 생각이 들었다.
생명 그 자체는 아름답고 신비롭다. 인간의 몸을 통해 나오는 영혼의 힘은 바로 생명과 같은 아름답고 신비로움을 갖고 있거나, 투명한 느낌이 (無자체)었을 때 그 가치가 최상이라 할 수 있겠다.
사람의 利가 여전히 무대안에 잔류한다면 나카노 마끼코 그녀가 그린 Silentium은 아직 미완인 셈이 되는 것이다.
많은 연세에도 불구하고 흐트러지지 않은 움직임을 보여 준 그녀에게 박수를 드린다.

 

세 번째 김수영 / 인어공주와 화이트크리스마스
김수영씨 공연은 몇 번 접했기 때문에 그녀의 느낌이 연상돼 상기가 됐다.
또한 이번엔 어떤 느낌으로 다가올 지 은근히 기대감이 들었다.
공연내내 그녀에게선 소녀처럼 풋풋한 솔직함이 전해왔다. 다른 공연에서 느꼈던 육감적인 느낌은 이번 공연에선 별로 느껴지지 않았다. 무대위의 공연자들은 같은 몸의 선을 써서 이렇듯 서로 다른 느낌들을 창출해 낸다.
그래서 몸은 참 아름다운 것이다.
그리 채우지 않은 무대 위에서 그녀는 이리 뛰고 저리 뛰었지만 비워 있기에 그 공간이 상상의 공간으로 자리 잡았다. 그 공간에서 그녀가 간직한 꿈은 우리가 어릴적 갖었던 꿈, 지금은 잃어 버려 안타까운 꿈으로 공유되고 있었다. 테크닉도 적절한 리듬으로 넘치지 않게 풀어내고 있었다.

그런데 안타깝게도 그 꿈을 풀어 가는 그녀는 시간을 넘어 꿈을 찾아가는 소녀라기 보다는 이미 어른이 되어 버린 숙녀였다.

그래서 전체적인 움직임과 리듬에서 무거운 분위기가 생성됐다.
또한 작은 인형을 통해 준 꿈의 느낌은 소품과 소품이 놓인 공간을 잘 활용한 멋진 생각이었다.
하지만 왜 그리 슬픔이 베어 있는 걸까?
여기서 한가지 의문이 든다. 김수영 그녀는 인어공주와 화이트 크리스마스를 통해 무얼 그리고자 했는지다.
이미 나이를 먹은 숙녀로써 갖는 안타까운 꿈에 대한 것인지?
이루지 못한 안타까운 꿈을 숙녀가 되었지만 지금 찾아 이루려는지다.
이런 시점의 모호함이 무대를 무겁게 그리고 김수영 자신을 현실의 나이로만 존재케 했다.
이에 대한 고민이 끝까지 남았더라면 하는 아쉬움이 남는다.

그리고 한가지 숙제라면 그녀는 늘 공연때마다 갖고 있는 어둡고 무거운 느낌이 있다.
이를 빨리 제거하고 늘 새롭고 투명한 무용수로 무대를 밟기를 기대해본다.

 

네 번째 미노타우 니케 / 검은 나무
마지막으로 본 작품은 검은 나무인데 여기서 검은 나무란 곧, 미노타우 니케 자신을 말하는 걸까?
그녀의 춤은 그리 화려하지도 역동적이지도 않았다. 그러나, 그녀가 지나고 밟는 공간들은 너무도 아름답게 다가 왔다. 나중에 알았지만 그녀는 무용전문교육을 받은 적이 없었단다.
<언어장애, 귀울림병, 불량미대생, 곡마단익살꾼, 실험극여배우를 거쳐 1992년 서구의 어느 거리에서 춤을 추기 시작했다 한다.

그러나 그녀는 스승은 여기저기에 계신다고 믿고 있단다>
이미 그녀는 자신의 삶을 검은 나무로 비유하고 있다.그 사실을 진솔하게 드러낸 체 춤을 추는 그녀는 이미 검은 나무가 아닌 아름다운 나무로 무대 위에 서고 있었다.
물론 조금 긴듯한 느낌이었지만 결코 화려하지도, 역동적이지도 않으면서 아름다웠던 것은 그녀의 춤이 삶을 관조하고 그에 따른 통찰력으로 추는 영혼이었기 때문이리라.

현을 위한 표현에 메일 때 우린 어떤 결과를 얻는지 무수히 보아왔다.
미노타우 니케의 검은 나무를 통해 많은 사람들이 자성의 시간을 갖을 수 있었으면 한다. 전문기술이나 교육없이도 아름다운 춤을 춘다는 사실을.......

4인4색의 무대를 보고 몇자 적으면서 느낀 것은 아직도 많은 창작자들이 좀 더 치열한 예술혼을 위해 고민을 많이 해야 한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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