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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Oct

연극,무용 "들개" 2001.12.8 - 12/30 상명소극장

작성자: admin 조회 수: 859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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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회 2인극페스티발 中


2001.12.8 - 12/30 상명소극장


"들개" 원작 이외수/ 연출 박정석

 

 


지난해 이어 맞이하는 2인극 페스티발이 연말의 화사함 속에 열렸다.
작년에 " 굳이 2인극이라고 못박고 할 필요가 있을까?" 라는 의구심이 들었다.
한편으론 치기 어린 열정의 발로로 그동안 양산된 다른 행사와 마찬가지로 소모적인 행사로 끝나지 않을까 염려도 들었다.

그러나 이번 두 번째 행사의 전체 포맷을 보면서 생각을 달리하게 되었다.
NG앙상블팀 또한 나름대로 치열한 작품을 일구고 싶은 열정과 연극이 잃어 버린 본연의 것을 찾으려는 노력을 엿볼 수 있었기 때문이다.
혹자는 말한다. " 본래의 연극의 의미에 충실하면 총체극이니, 문화 하이브리드니, 퓨전극이라는 표현자체가 의미없다고...."
나도 이 말에는 상당부분 동감한다.
작금의 현상처럼 이것저것 겉만 요란하게 꾸며놀 게 아니라 총체극으로서의 연극본질에 충실해야할 것이라고.

성급한 느낌이지만 3회째의 더 성숙한 모습을 기대하며 박정석 연출의 들개에 대해 화두를 돌린다.

 

[절제미가 돋보인 들개]

실로 오랜만에 흥분을 자아내는 작품이었다
튼튼한 원작을 바탕으로 한 들개는 이외수의 날카로운 지성미를 간직한 체 압축된 공간설정속에서 넘치지 않게 절제된 선으로 잘 표현된 한마디로 연출적 역량이 돋보인 작품이었다.
소극장이란 실로 제한된 공간안에서 2층의 구성을 불과 15cm안밖의 3단을 통한 분할은 연기를 위한 무대를 안정적으로 구성했을 뿐만 아니라 여자가 머무는 방과 남자가 머무는 방의 적당한 면적비는 여자의 무기력과 폐쇠성, 그리고 남자의 야수성을 적절하게 함축시킬 만한 공간구성이었다.

또한 연극은 하나의 약속이라는 기본 원리를 통해 관객의 상상력을 참여시킨 부분이었다. 만일 무대층의 높이가 조금만 높았더라도 이러한 안정적인 구도의 균형이 깨졌을 것이다.

다만, 다 깨진 콘크리트 골조물의 심플하면서도 압축적인 활용이 너무 수직적인 구도에 머문 느낌이다.
그래서 여전히 등같아 보였던 구조물과 함께 너무 딱딱하게만 다가온 듯한 것은 적절한 수평구도의 활용이 부족했기 때문이리라.
작품 속의 폐허의 공간은 곧 오늘날의 불안한 현실을 의미하기도 한다.이러한 불안한 수평구도의 선이 활용되었더라면 하는 아쉬움이 남는다.

무대는 연기를 위한 효율적 논리를 가져야지 그 이상이 되면 오히려 연기를 방해하거나 작품의 일관성을 깰 수 있기 때문이다.

 

다음으로 두 배우의 연기를 보자.
첫 장면의 긴 담배씬은 무섭도록 무기력함과 긴장감을 주었다. 배우나 관객도 참기 힘든 침묵이었다.
그러나 여자(김정영)은 결국 아무것도 하지 않았다. 그저 담배만 필 뿐이었다.
긴 침묵은 배우자신에게도 쉽지 않은 시간이다. 섣부른 배우는 뭔가를 자꾸 보여 주려하거나, 그저 의미없는 행위의 정지순간으로만 사용하는 수가 종종 있기 때문이다. 그런면에서 김정영은 첫 씬을 잘 풀어 나갔다.
어떤 면으론 좀 어둡다는 인상을 주지만 너무 실없는 웃음에 젖어 사는 요즘에 그 정도의 진지함이나 무게는 충분히 견딜 만한 분위기였다.
이어 등장한 남(양영조)의 호흡은 여자에 비해 다소 지성적이긴 하나 자연스럽지 못한 인상이었으나 극 후반부로 갈수록 안전되어 갔다.
김영정의 절제된 연기와 사이사이로 넘어오는 양영조의 호흡이 조화를 이루었다.
김정영님의 기다릴 줄 아는 호흡은 양영조님의 얽히는 대사나 다소의 불안함을 잘 커버해 나갔다.
연극은 앙상블이 생명이다. 오늘날 연극이 그 진정한 매력과 힘을 잃어 버린 이유 중 하나도 앙상블이 없는 그저 준비된 연극, 혹은 스타시스템 의한 급조된 연극으로 기인한 이유도 있다.
두 배우의 앙상블은 공기를 밀도있게 압축시키며 관객에게 다가왔다.


마지막 들개 그림이 완성되었을 때도 연출은 그 그림을 다 드러내놓지 않고 조명과 망사막을 이용해 절제를 시켰으며 남의 죽음앞에 오열하는 여의 절제되고 깊은 울음은 긴 여운을 남겼다.

 

흔히 연기나 연출상에서 주제의식을 부각시키기 위해 많은 에너지나 발산위주의 표현을 사용하는 경우가 많다. 그러나 부드러운 것은 강한 것을 이긴다.
절제된 표현이야말로 깊은 내면의 것들을 드러 내 줄 뿐만 아니라 더 깊은 감동의 근간을 만들어 준다.

 

박정석 연출의 "들개"는 절제된 연출력과 연기가 잘 어울린 좋은 무대였다.

좋은 무대를 보여 준 들개팀의 다음 작품이 기다려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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