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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7

2012-Oct

연극,무용 극단상사화의 인형살풀이를 보고

작성자: admin 조회 수: 1847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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극단 상사화의 인형살풀이를 보고 (2005, 4. 14.)

김봉석



국내에선 다양한 인형극을 접하기가 어려운 실정이다.
간혹 접하는 인형들도 그 독창적 소재, 줄거리, 미술적 표현, 다양성이 부족한 극들이 대부분이다.
또한 주 대상이 유치원, 초등생을 중심으로 하는 인형극이 대부분이어서 아직 다양한 관객층 개발이 이루어지지 않고 있다.
열악한 주변 환경이 주 요인일 수 있겠으나 중요한 것은 각 극단이나 개인의 창의적 노력이 부족함을 최우선으로 봐야할 것이다.

그래서 간혹 초청된 외국팀들의 공연이 우리 눈과 귀를 즐겁고 황홀하게 만들며 창작의 갈증을 부채질 한다.

극단 상사화의 "인형살풀이"를 주목해보자.
인형살풀이의 주인공은 군청색의 짙음과 빨간색의 강렬함이 어우러진 고운 한복에 굵은 눈망울을 갖고 있는 인형으로 첫 대면부터 강한 인상을 준다.
곱게 빗은 쪽진 갈색머리, 오똑한 코, 그리고 나뭇결의 느낌이 살아 있는 뺨의 복스럽고 유연한 선은 의상의 강렬한 대비에 비해 단아하고 청초한 느낌을 준다.
흔히 보는 헝겊인형, 막대인형, 종이인형과는 사뭇 다른 느낌이다.

음악과 함께 서서히 인형이 움직인다.
어우동의 모자를(통속적인 지칭) 쓰고 한가로히 거니는 인형, 그 모양새가 마치 애타게 님을 그리는 여인네 같기도 하고, 때론 자신의 주어진 운명에 대해 깊이 사색하는 것 같다.
표정없는 그 얼굴과 몸짓에서 가슴속 아로 새겨진 시간의 깊이가 느껴진다.
길가의 꽃을 쓰다듬는다. 떨어진 꽃잎에 놀라는 인형. 인형은 불안한 마음을 춤으로 풀어 낸다.
구성진 구음의 흐름에 누르는 듯, 튀어 오르고, 흐르는 듯, 용솟음치고, 뛰는 듯 앉고, 돌아가는 품새가 한시도 숨을 못놓게 만든다.
그러나 그 배면에 흐르는 평온함은 마치 치달음 끝에 얻은 관조의 느낌이다.
노출된 팔의 조정장치의 흔들림마저 자연스레 몸의 리듬에 흡수되어 어색하게 보이지 않는다.
인형은 조정자의 손끝과 발끝에서 살아 있는 듯 했다.
한 바탕 춤을 추고 난 인형은 봉우리진 꽃들을 화사하게 피게 한다.
인형안의 느낌들은 그렇게 순화되고 아름다운 꽃처럼 초월되고 관조된 한떨기의 향기로 다시 태어난다.
모자를 다시 쓴 인형은 한결 단아하고 사뿐한 걸음으로 무대를 나간다.
관객들의 숨이 조용히 터져 나온다.
노출된 조정자와 인형이 이처럼 하나되어 고운 살풀이의 경계를 온전히 보여준 것은 놀라운 일이다.
길지 않은 시간안에 풀어내고 기쁨과 희망으로 승화시키는 살풀이의 완성이 돋보였다.
전통무용의 살풀이는 많은 무용가들이 추고 있다.
그러나 대부분 기교와 품새, 힘으로 추므로서 그 깊은 멋을 드러내지 못한다.
한을 넘어 흥으로 다가드는 그 초월적 멋은 승화된 아름다움이며 한국전통무용의 신비와 멋이라 할 수 있겠다.

의상을 살펴보면 살풀이의 의상은 보통 흰색이나 엷은 베이지색의 단아하고 고운 천을 사용한 의상을 입는다.
그러나 상사화의 의상은 짙은 군청과 강한 빨간색이다
왜 짙은 군청과 강한 빨간색인가?
그리고 모자는 왜 어우동 모자인가?
여기엔 고규미 작가 자신의 삶과 혼이 담겨 있는 듯하다.
음과 양의 순리안의 상징적 존재로서의 자신의 의미.
한 여인으로서 갖는 뜨거운 사랑과 열정의 의미.
그리고 교포3세로서 느꼈던 그 설움과 고통의 시간을 숙성시켜 한없이 낮춤으로 보여 주는 순덕의 의미.
그리고 보잘것 없는 자신을 당당하게 피워 내는 주체로서의 의미등.
복합적이고 다양한 삶과 영혼의 색채를 드리우고 있는 듯 하다.

이처럼 상사화의 살풀이는 간결하면서도 완성도 있는 구성과 함께 살아 있는 공연이었다.
또한 살풀이에는 인형과 조정자가 갖는 형식의 벽이 없다.
곧, 인형극은 인형극 형식, 무용은 무용의 형식, 마임은 마임의 형식이어야 한다는 구태연한 벽이 없다.
형식에 메일 때 우린 한계를 빨리 경험한다.
창작은 형식의 영향을 받는 것이 아니라 자유로움으로부터 형식을 만들어 내는 것이다.
여러 요소에 가장 잘 어울리고 적합한 방법을 선택해 잘 풀어낸 살풀이는 그래서 주목하는 지도 모른다.
끝으로 부분적으로 끊어지는 듯한 움직임(이것은 무대바닥의 조건이 그대로 올라온 듯하다), 더 정제되어도 될 호흡등이 아쉬움, 기대감으로 남는다.

극단 상사화의 살풀이처럼 보다 다양하고 독창적인 창작이 많이 이루어져야 한다.
어느때보다 문화감수성이 요구되고 있는때이다.
인간이란 무엇인가? 라는 원초적 질문앞에서도 혼돈을 겪는 시대이다
결코 먼데 눈을 두지 말고 가까운 곳으로부터 친밀하고 깊은 시선으로 주위를 바라 볼 때 새로운 세계가 열림과 창작의 환희가 가득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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